명량의 아침

 

 

아직도 그 때 그 목소리로

바다가 우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나라가 요 모양 요 꼴로

저희들끼리

피터지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누가 저 소용돌이치는 운명의 물살에

배를 띄우랴

 

남도의 피는 천년을 한결같이

황토 빛깔인데

 

열두 척의 배는

철쇄로 단단하게 묶여있구나

 

동녘 바다에 해가 떠오른다

잠 못 들고 서서 새우는 충무공의

칼을 빌려

불의를 자른다 큰 외침 토해낸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