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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상한 여름
와! 아직도 한여름인데
초록 가면 벗어 던지고 울긋불긋 피어나는
저 단풍들을 보아라
이상도 하지
박헌영이가 상 받으려고 가을 기러기 따라갔다가
가슴에 피 구멍이 난 걸 모르는 걸까
고조선 이래
태극기 가장 힘차게 펄럭이는 우리 조국인데
벌레들이 우글거려 토가 나오는
병든 잎새들은 어서 낙엽 되어 떨어지거라
긁어모아 모두 태울 불을 키우자
글
원플러스원
아내의 값이 떨어지자
나도 같이 값이 깎여 싸구려가 되었다
아내가 있는 곳엔 어디나 붙어 다니고
세상에 혼날 때는 언제나 같이 혼난다
우리 둘이는 원플러스원이다
하나만 사가면 묶인 듯 끌려가는
몇 뼘 남은 노을 녘에 멍에에 묶인
참으로 슬픈 빛과 그림자
글
가을 산책
가을날 산책을 하다
벤치가 유혹을 하면
정확히 반은 비워놓는다
앉아도 될까요
묻는 사람 있으면
거긴 임자 없습니다
햇살처럼 웃어주며
내가 한 포기
쑥부쟁이 꽃처럼 피어있을 수 있다면
자는 듯 깬 듯 향기를 걸치고
맑은 가을로 고여 있을 수 있다면
자러 가다가 잠깐 노래하는
까치 소리도
단풍 든 마음처럼 편안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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