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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늘
淸羅 嚴基昌
십자매 울음 소리엔
초록빛이 걷히어 있다.
물 한 모금의 자유를 마시는
부리 끝에서
일모의 햇살이 퍼덕이고 있다.
산을 모르는 아이 하나는
울 안을 기웃대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칠성산 나리꽃빛이 익은 눈에는
나리꽃 같은 꿈 한 그루
피워낼 수 없다.
빌딩에 막힌 우리집 창가에서
손수건만한 하늘을 보듯
십자매 두 마리 눈 속에 고여 있는
분꽃만한 하늘
초록빛이 걷히어 있다.
물 한 모금의 자유를 마시는
부리 끝에서
일모의 햇살이 퍼덕이고 있다.
산을 모르는 아이 하나는
울 안을 기웃대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칠성산 나리꽃빛이 익은 눈에는
나리꽃 같은 꿈 한 그루
피워낼 수 없다.
빌딩에 막힌 우리집 창가에서
손수건만한 하늘을 보듯
십자매 두 마리 눈 속에 고여 있는
분꽃만한 하늘
글
白衣천사송
淸羅 嚴基昌
창밖엔 겨울 찬 바람이
길게 울부짖으며
지나간다.
白衣를 몸에 걸치고
정결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환히 불밝힌 병동의
어느 창가에
오늘밤 불이 꺼질지 몰라
달리는 눈높이에서 별꽃 하나 지면
神이여!
조용히 일어서는 봉숭아 꽃물 같은
작은 사랑으로
벼랑 끝을 지켜주는 강한 밧줄이 되게 하소서.
약수물처럼 정갈히 빚은
天使의 눈빛 속에서
나는
새벽을 몰고 오는 종소리를 듣는다.
길게 울부짖으며
지나간다.
白衣를 몸에 걸치고
정결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환히 불밝힌 병동의
어느 창가에
오늘밤 불이 꺼질지 몰라
달리는 눈높이에서 별꽃 하나 지면
神이여!
조용히 일어서는 봉숭아 꽃물 같은
작은 사랑으로
벼랑 끝을 지켜주는 강한 밧줄이 되게 하소서.
약수물처럼 정갈히 빚은
天使의 눈빛 속에서
나는
새벽을 몰고 오는 종소리를 듣는다.
글
결석
淸羅 嚴基昌
한 아이의 의자가 비어 있다.
쉰 여섯 중의 하나
그 작은 여백 속에
나의 아침은 떨어져 눕는다.
아이는 지금 어디 있을까
나의 체온이 촛불로 설 수 없는
아이는 지금 어디 있을까
창밖엔 삼월의 햇살이 눈부신데
그늘 속에서 혼자
작은 팔다리 오그리고 있는 아이
튼튼한 쉰 다섯의 얼굴이 흐려지고
점점 확대되는
빈 자리 하나.
쉰 여섯 중의 하나
그 작은 여백 속에
나의 아침은 떨어져 눕는다.
아이는 지금 어디 있을까
나의 체온이 촛불로 설 수 없는
아이는 지금 어디 있을까
창밖엔 삼월의 햇살이 눈부신데
그늘 속에서 혼자
작은 팔다리 오그리고 있는 아이
튼튼한 쉰 다섯의 얼굴이 흐려지고
점점 확대되는
빈 자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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